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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병원 떠나지 못한 용산참사 희생자들

by DOUGH 2009. 7. 22.

 

 

"용산은 민주주의-인권-인간 존엄성 지키는 이 시대의 성지"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빌딩 참사 현장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를 위한 추모미사가 열리고 있다. ⓒ 유성호

  
한 어린이와 부모가 희생자 영장 앞에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촛불을 놓고 있다. ⓒ 유성호

 
 
[최종신 : 20일 밤 11시 30분]
 
"용산은 민주주의-인권-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성지"
 
"1월 20일 저녁 8시 영안실 앞에 선 전경들에게 '저기 안에 아버지가 있다, 한번만 보여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그랬습니다. '아버지 시신 돌려달라'고…."
 
고 이상림씨의 딸 이현선씨가 6개월 전과 오늘의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울음을 감추지 못하던 그는 손을 들어 새까만 화염이 치솟아 올랐던 남일당 건물 맨 꼭대기층을 가리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이 꼭대기층이 아빠랑 엄마가 사시던 곳입니다. '우리 현선이 왔어? 맛있는 거 해줄까'하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오늘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이곳에 온, 촛불을 든 아이들을 봤습니다. 그들 마음속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새 역사, 새 마음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여기 와주시는 여러분 덕에 저희는 하나도 외롭지 않습니다. 참사 반년이 되는 오늘 1년치, 2년치 눈물을 다 흘린 것 같지만 여러분들 있는 곳에 나의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장례도 치르지 못했던 반년. 20일 이날도 유족들의 흐느낌은 그치지 않았다. 이미 경찰에 가로막혀 순천향대병원 앞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건만 지난 반년간의 용산 현장을 담은 영상이 흘러나올 땐 유족은 물론, 그들과 함께 싸워왔던 많은 이들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남일당 빌딩 앞에 모인 1천여명의 시민, 학생들도 목소리를 높여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쳤다.
 
공권력 투입을 결정했던 정부는 이날도 변한 것이 없었다. 경찰은 이날 밤 9시 30분이 넘어가자 "여러분은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 집시법에 의거해 해산을 명령한다"는 방송을 연거푸 해댔다. 남일당 빌딩 앞 도로변에는 반년 전 그날처럼 진압장비를 찬 경찰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용산 참사 반년, 오지 않길 바랐던 그날"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며 미사를 드리고 있다. ⓒ 유성호

 
 
용산 현장에서 99일간 추모 미사를 올린 이강서 신부는 오늘을 "오지 않길 바랐던 그날", "배금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메마른 인정과 낯 두꺼운 이명박 정권의 냉담함을 잴 수 있는 척도"라 말했다.
 
이 신부는 하지만 "그동안 용산의 끔찍한 참사 현장은 민주주의의 수호 성지로, 훼손된 인권을 지키는 성지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곳으로 변모했다"며 "이는 고인 다섯 분이 남겨주신 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에게 용산은 씻을 수 없는 수치요, 실책으로 남을 것이오, 우리에겐 모든 이를 위한 정의사회를 이루기 위한 거룩한 해방구로 남을 것"이라며 "여러분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말했다.
 
"용산 참사 소식을 들었을 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던" 청소년 활동가 '엠건'(19)씨는 "그동안 사람 죽여놓고 사과 한 마디 않는 '사람 같지 않은 이'들을 보며 '말이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고 지난 반년의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보며 도대체 사람이 뭔가 싶었는데, 이제 여기 모인 분들을 보며 사람이 뭔지 알겠다"고 고백했다.
 
"사람이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아픔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람인 것 같다."
 
그의 고백과 같이 용산 현장에 모인 이들은 다시 한 번 사람이길 천명했다.
 
용산 범대위는 "반년 전 시신을 유린한 극악무도한 정권이 또 다시 시신을 탈취했다"며 "최소한의 윤리와 양심을 저버린 패륜정권을 반드시 용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용산 범대위는 이어 "오늘 천구 의식을 경찰의 방해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 내 반드시 영안실을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옮길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여성위원회는 오는 21일 낮 12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용산 문제 해결 촉구 대회를 열고 용산 범대위도 오는 23일 오전 10시 시국선언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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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시신확인도 막더니..시신운구도 막아"

 

용산참사 시신운구 경찰에 가로막혀.. 3명 연행도

 
민중의 소리 / 이준형 기자

 

병원 떠나지 못한 용산참사 희생자들

 


이준형 기자 

  

길을 열어라

경찰이 순천향 병원 출입구를 봉쇄하자, 용산 참사 유가족과 야당 국회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민중의소리



[2신:오후 10시]


"6개월 전 시신확인도 막더니..시신운구도 막아"


참사로 희생당한 지 6개월, 아무 말 없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똑똑히 보여주겠다며 용산참사 유족들이 관을 들고 거리로 나섰지만 경찰의 '원천봉쇄'에 분향소 설치가 무산됐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을 비롯한 야4당 의원들과 유가족,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등 30여명은 20일 오후 4시께 위령제를 마치고 고 윤용헌 씨를 비롯한 5명 희생자의 시신을 운구하러 순천향병원 시체안치소로 이동했다.

출입구 봉쇄된 순천향 병원

경찰이 용산 참사 희생자들이 안치된 순천향 병원 출입구를 봉쇄했다.ⓒ 민중의소리

 

탈진한 유가족과 문정현 신부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탈진한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문정현 신부ⓒ 민중의소리



하지만 미리 대기중이던 경찰병력 40여명은 방패로 유가족들을 막고 비켜주지 않았다. 유가족과 문정현 신부 등 30여명은 경찰에 맞서 20여분 간 격렬히 대치했지만 좁은 통로에 빽빽하게 들어선 경찰들을 뚫고 들어가진 못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용산참사가 벌어진 1월 20일에 이 자리에서 유가족의 시신확인을 막더니 반년이 지난 오늘 또다시 시신운구마저 막는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결국 유가족들은 시신운구를 포기하고 관만 옮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장례식장 앞을 막은 경찰은 이마저도 놓아주지 않았다. 경찰병력 400여 명은 장례식장 밖으로 향하는 길목을 경찰차로 막고 남은 구간을 방패로 막았다. 관을 앞세우고 '가두행진'을 하려던 행렬은 또 다시 막힐 수 밖에 없었다.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 씨와 고 양회성씨 부인 김영덕 씨는 이에 격렬히 항의하다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던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참가자들 일부가 경찰이 살포한 캅사이신(맵고 자극적인 물질)에 맞아 괴로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빈관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시신이 없는 빈 관이라도 병원을 떠나고 싶지만...ⓒ 민중의소리

 

희생자들은 떠나고 싶다

5명의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대형 영정이 순천향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격렬한 몸싸움

순천향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진행됐다.ⓒ 민중의소리

 

눈물 흘리는 문정현 신부

문정현 신부와 용산참사 유가족이 경찰이 살포한 캅사이신을 맞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오열하는 유가족

유가족들이 경찰에 항의하며 오열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연행자도 발생했다. 박모(36)씨는 참가자들과 함께 장례식장 바깥으로 나가는 골목을 막은 경찰에 항의하다가 상의를 붙잡혀 곧바로 골목길에서 대기중이던 경찰버스에 끌려갔다.

결국 유가족들은 장례식장 입구를 특어막은 경찰병력 400여 명에 막혀 금일 서울시청 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세우기로 계획했던 것을 포기해야 했다.

참가자들은 하는 수 없이 용산현장에서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추모미사에 참가하기 위해 삼삼오오 흩어져 장례식장을 떠났다.

몇몇 참가자들은 이 과정에서 가두 시위를 벌이다 긴급히 출동한 경찰에 의해 2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범대위는 이날 유가족의 시신운구를 방해한 경찰의 행위를 '시신탈취'로 규정하고 이번주내로 적절한 방법과 시기를 고려해 희생자들의 시신을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기는 천구식을 재차 진행할 계획이다.


 

항의하는 유족들

출입구를 봉쇄한 경찰에 항의하는 용산참사 유가족들ⓒ 민중의소리


 

병원 떠나지 못한 용산 희생자들

경찰에 막혀 순천향 병원 떠나지 못하는 용산참사 희생자들ⓒ 민중의소리


 

"대통령 사과 없이 장례를 치를 수 없다"


서울광장에 시민분향소 세우겠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고 윤용헌 씨를 비롯한 5명 열사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이어졌다.ⓒ 민중의소리

 

시청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세우겠다

용산 참사 반년, 유가족과 범대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야4당 각 대표를 비롯해 30여명이 참가해 용산참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민중의소리

 

시청광장에 시민분향소 세우겠다

경찰은 2시에 예정된 기자회견에 앞서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입구를 경찰차로 막고 병력 100여명을 투입해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시신을 싣고 서울시청광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민중의소리

  

 

 

 

출처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글쓴이 : 정의구현사제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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