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루카 11,29)
강론
황인수 신부(성 바오로 수도회)
그러나 그 선포가 결실을 거두어 니네베 사람들이 회개하고 구원을 받자 요나는 오히려 하느님께 대듭니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요나 4,3) 죽고 싶다는 말을 세 번이나 하지요. 그걸 보면 요나 예언자가 니네베 사람들의 악행에 대해 깊이 분노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서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지만 니네베 사람들의 악은 무척 컸던 것 같습니다. ‘너희들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너희들은 죄값을 치러야 한다!’ 아마 이런 생각 때문에 요나는 소명을 피해 도망쳤고 결국 니네베 사람들이 구원을 받자 화를 삭이지 못해 “죽고 싶다”고 하느님께 대드는 것이겠지요.
이 시대를 사는 우리도 요나의 이러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지는 악을 매일 바라보면서 깊이 분노하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그 분노가 우리를 여기 모이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악은 무엇일까요? 저는 우리 시대의 첫 번째 악은 ‘탐욕’이라 생각합니다. 탐욕이란 “내가 가져야겠다! 내가 차지해야겠다!”가 아닐까요? 탐욕은 도를 넘는 욕심이므로 폭력을 수반합니다. 너의 것을 내가 가지기 위해서는 힘을 써야 하니까 말입니다.
우리 시대는 국가의 합법적인 물리력인 공권력도 돈, 자본에 동원되는 시대입니다. 용산에서 살 터를 빼앗기게 된 사람들도 경찰들이 가서 쫓아내어 주고 밀양의 송전탑 현장도 경찰들이 가서 거들어 줍니다. 강정, 쌍용차...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공권력은 강도나 조직폭력배가 사용하는 폭력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와 같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폭력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머릿수로만 보면 악한 자들은 소수이므로 다수로부터 빼앗으려면 다른 수단이 필요합니다. 즉 거짓입니다. 4대강을 살리려면 강을 파고 보를 건설해야 하며 배가 다니면 스크류가 회전해서 강물이 맑아진다고 강변합니다. 보다 못해 밀양의 할머니들을 도우러 가는 사람들은 외부세력이니 다들 물러나야 한다고 나팔을 붑니다.
불의가 횡행하는 곳에 가서 정의를 요구하면 “너, 종북이지?” 종주먹을 들이댑니다. 이런 거짓들이 이른바 학자, 지식인, 언론 들이 하는 행태들입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폭력과 거짓을 헤로데와 바리사이의 누룩이라 부르시며 조심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세례자 요한을 죽인 헤로데 때부터 하늘나라가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하셨고(마태 11,12 참조) 바리사이들이 눈먼 인도자들이라고 꾸짖으셨습니다(마태 23,16 참조).
어쩌면 폭력보다 더 무서운 것은 거짓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러한 거짓은 교회 안에서도 만날 수 있지요. 개신교와 가톨릭 합해서 그리스도인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 시대에 이토록 불의와 폭력과 거짓이 만연한 것은 무슨 탓일까요? 우리 교회 안에서도 복음을 따라 살려는 그리스도인들을 매도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무슨 천주교를 수호하는 모임이라는 것이 있어서 신문에 “언제부터 양들이 목자들을 걱정하는 세상이 되었습니까?”운운 하는 광고를 내고 있지요. “그리스도께서는 그리스도를 반대하는 자들 손에서는 자신을 보전하셨으나 이른바 그리스도인이라는 자들 손에서는 남아나지를 못한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이른바 그리스도인이라는 사람들의 이런 행태를 보셨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예수님은 당대의 사람들을 꾸짖으십니다. 니네베 사람들은 요나의 말을 듣고 회개하기라도 했지만 당시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요나 예언서는 하느님께서 요나를 타이르시는 말로 끝납니다. 이 니네베에는 어린 아이들도 많고 가축도 많은데 어찌 내가 이 도시를 아끼지 않겠느냐?(요나 4,11 참조) 이에 대해 요나 예언자가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여기가 이 성서의 끝이니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예수께서는 당신의 삶으로써 이에 대해 답을 하셨습니다. 분노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분노를 넘어선 사랑으로 하느님 나라를 위해 당신 자신을 모두 던지신 예수님입니다. “여기 요나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루카 11,32) 오늘 복음의 말씀을 흉내내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요나보다 더 크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사람들, 그분의 제자들이 있다!” 이곳 대한문에 모인 우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분의 사람들입니다. 쌍용차, 강정, 밀양... 악의 힘에 고통 받는 이웃들을 보면 힘들고 어렵지만, 노여움으로 마음이 흔들리지만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사람들임을 잊지 말고 가던 길 뚜벅뚜벅 걸어가도록 합시다. 예수님이 바로 우리 편이십니다. 아멘.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목숨을 겁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야기 김성진
지금 저희들 재판이 쭉쭉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평택에서 저희들한테 24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회사와 이 땅 공권력이라는 경찰이 2009년도 77일 투쟁하면서 우리 파업한 노동자들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고 해서 손해배상을 걸었던 것 하고 경찰이 우리가 77일 투쟁하면서 우리를 진압할 때 저희들이 쏜 새총에 헬기와 크레인들이 고장 났다고 해서 약 10억 정도 손해배상을 걸어놓은 것에 대한 재판이 있었습니다. 재판진행 내용은 간단한 것입니다. 인적 물적 부분들이, 즉 사람과 돈이 주고 받았냐는 것입니다. 뜬금없는 소리지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시겠지요?
지금 현재 쌍용자동차는 두 개의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기업별 노동조합과 투쟁하고 있는 해고자들이 함께하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인 쌍용자동차 지부노동조합, 이렇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회사가 저희 개개인들에게 손해배상을 걸어놓은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에 약 200억 원 가량의 손해배상을 걸어놓은 것입니다. 경찰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저희들 법적 대리인 변호사가 진행 중에 이렇게 이야기한 것입니다. “지금 현재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에는 금속노동조합도 있지만 기업별 노동조합도 있다. 이 노조는 같은 것이다.”라고 하면서 기업별 노동조합도 이 재판에 끌어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판사는 “당신들이 같은 노동조합이라는 근거가 무엇이냐? 인적과 금액(돈)이 오간 사항을 대라”고 해서 오늘 우리측 변호사가 일일이 서면으로 제출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종결하려고 하였던 것을 2주 더 연장하여서 한 번 더 기일 심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어쨌거나 회사 측에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확인 소송도 2주 더 연기되었습니다. 또한 김정우 전 지부장 동지가 6월10일 여기서 경찰에 연행된 사건이 있는데, 다음 월요일에 마지막 심문을 합니다. 경찰 측 증인이 자그마치 22명이었고, 저희 쪽 증인이 6명입니다. 그래서 다음 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마지막 경찰 측 증인과 오후 2시에 우리 측 증인을 끝으로 증인심문이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11월 말 즈음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경찰구형은 5년 이상 보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다 끝나고 공안3부 검사가 나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자기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최성영이도 맨날 같은 얘기를 하지요. 자기도 쌍용차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안타깝다고, 밤마다 기도한다고 해서 귀싸대기를 때리고 싶었는데…… 저희 단식 들어갈 때 최성영이 그랬습니다. “이번 단식 제대로 해라”, 그리고 15일 지났을 때 “아, 제대로 하시는군요. 진짜 안주도 안 먹고 정말 제대로 하네요.” 이렇게 떠벌렸던 인간입니다. 경찰이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한 단식에 비아냥거리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 국정감사 얘기를 안 하려던 건데 서두가 길었습니다. 먼저 오늘 저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 제 앞에 앉으신 수녀님 초에 제가 불을 붙여드렸더니 저한테 “감사합니다.”하시더군요. 제가 더 감사한데 말이죠. 매일 미사를 드린 지 190일이잖아요. 4월 4일 천막을 빼앗기고 3일 후 첫 미사를 드리고부터 오늘로 190일입니다. 정말 이렇게 올지 몰랐습니다. 저희 4월 4일 그 천막 빼앗기고서 저희들 죽어도 이 자리에서 안 떠나겠다고 했지만 사실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그 두려워하던 저희 손을 잡아주신 대표적인 분들이 신부님들, 수녀님들, 수사님들, 교우님들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이렇게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 건너편에는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전교조 분들, 19일째 단식하고 있는 김정훈위원장 동지가 있지요. 밀양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은 상식이 통하는 세상입니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저희들은 목숨을 겁니다. 그런데도 이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희망이듯 여러분이 있기에 저희들도, 밀양도 강정도, 그리고 전교조 선생님들도 투쟁해서 이길 것이라 믿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전교조는 외압 때문에 형제들을 내버릴 수 없습니다
전교조 이야기 이용기
그런데 지금 오늘 2013년을 생각하면 참 참담하기만 합니다. 제가 있는 경북과 대구에서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가는데도 교과부는 교육청평가에서 대구는 시에서 1위, 경북은 도에서 1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주주의는 또 어떻습니까? 자기의 말을 들으면 민주주의요, 자기의 말을 듣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아닌 상황. 독재자를 독재자라 부른다고 해서 전교조를 탄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중들, 밀양, 그리고 청도 상평리…… 곳곳에서 국민들이 정권에 순종하지 않는다고 적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 우리 교사들도 박정희를 독재자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만약 국민을 적으로 돌린다면 박근혜정부는 독재정권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학교에서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참 껄끄러운 것 같습니다.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있고 이러한 민주와 노동자가 함께하자는 전교조에 대해서 9월23일 해고자 9명이 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로 통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10월 23일까지 해고자를 내치지 않으면, 그리고 해고자를 아군으로 받아드리는 조항을 시정하지 않으면 법외노조화 시키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온갖 협박들을 하고 있습니다. 참 어이없는 상황입니다.
1996년에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했습니다. OECD에도 노동관계에 대해 다루는 위원회가 있는데, 그 당시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고자 할 때 그 위원회에서 굉장히 많이 반대해서 가입자체가 좌절될 위기에 있었습니다. 그 당시 외교부에서 서신을 보냈습니다. “우리나라도 OECD 기준에 맞추어 교사와 공무원, 노동자들의 노동상권을 보장하겠다, 노동관계법을 다 정비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OECD 위원회는 우리나라에 조건부로 가입승인을 했습니다.
노동탄압감시대상국으로 매년 이 상황을 OECD 이사회에 보고하는 조건하에 가입을 하고, 그런 속에서 1996년 OECD 가입하고 1998년 전교조 합법화가 노사정위원회에서 결정되었습니다. 노사정위원회 결정 속에서 산별노조의 경우 해고자도 조합원자격을 유지한다는 조항을 노사정이 합의했습니다. 그 이후에 교원노조법이 만들어졌고 1999년에 합법화되어 15년간 합법노조로 활동하였는데 느닷없이 법외노조화 시키겠다고 합니다. 오늘 신문에 보면 OECD노동관계위원회에서 1996년의 약속을 상기시키면서 이것을 지키라고 정부에 서신을 보냈다는 기사가 한겨레신문에 떴습니다. 지난 10월1일 ILO에서도 한국에 노사관계가 낙후되었다고 개선하라고 3번째 개입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꿋꿋한 우리 정부입니다. 우리 정부는 민주정부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 되면 독재정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압박이 와도 우리 전교조는 이런 압박 때문에 형제들을 내버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해고자를 내버릴 수 없다고 선언하고 힘차게 위원장님이 19일째 단식하고 지부장들이 3일째 동조단식에 나섰습니다. 이 상황들을 널리 알려주시고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들도 그 동안 많이 못했던 세상의 많은 핍박 받는 민중들과 좀 더 함께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 땅의 학생들이 민주주의 교육을 받아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핍박 받는 우리 민중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참교육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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