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건설을 반대합니다
정치인들은 큰일을 하고 계십니다.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래야하구요. 되도록 많은 이들을 위해 봉사하셔야 합니다.
때론 인간이기에 판단과 또 자신의 개인적인 삶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한강을 청계천 쯤으로 생각하는 그런 분은 없으시겠죠.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됩니다. 한강은 도로로 사용했던 청계천이 아닙니다.
흙으로 막아버렸던 청계천이 아닙니다. 흙으로 막았던 청계천을 살린다고 정말 기뻐했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이 좋은 것임을 알기에 생명이라는 것이 정말 좋은 선물이라는 것을 알기에 사는게 조금 지칠때도 있지만 살아가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알기에 기뻤습니다. 청계천이 살아난다고 해서 기뻤습니다.
그런데
개천 바닥의 생명을 모두 시멘트로 덮어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수도물 개천을 만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식수도 부족하다는데 수도물이 그렇게 별거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된 후에야 몰랐다고 하는 저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한마디 못했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늘 고개를 돌리며 다닙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한다고해서 아무말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구경하러 지방에서도 온다고 해서 ...
그러나
강과 막혀있던 개천을 구분도 못합니까? 한강이 어느 강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모릅니까?
그랜드 캐년을 너무 건드려놔서 이제는 죽어가는 향이 피어오르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까
어째서 한강을 우습게 봅니까? 시멘트에서 태어났습니까? 콘크리트에서 호흡합니까?
마음대로 도로를 만들어도 아무말 없는 사막이 속으로 곪아 신음하는 것을 모릅니까?
아마존이 병들어 가면 우리 폐도 이미 썩고 있다는 것임을 모릅니까?
눈앞에 보이는 근사한 놀이공원이 무엇을 가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늦기전에 깨달아야합니다.
우리 눈이 어둡다는 것을 빛이 있을 때 깨달아야 합니다...
아... 오늘처럼 이렇게 힘없고 몽매하고 무력한 저를 느끼게하는 일이 또 없으면 좋겠습니다.
한강을 지켜주십시오.
강은 우리들의 것이 아닙니다. 120년을 산다해도 우리 것이 아닙니다. 200년을 산다해도 우리 것이 아닙니다. 무슨 대교하나 잘 못했네, 무슨 건물 하나 잘못지었네, 누가 부정축재를 했네
누가 부도덕하네 하는 그런 문제와 운하는 다릅니다. 운하는 생명을 건드리는 문제입니다.
생명은 100년 살다가는 사람들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후에 살아갈 사람들의 생명에 대해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겸손하게 살아야 합니다.
막을 수 없어도 꼭 막고 싶습니다.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발이 묶인 사람이 되어 기도밖에 하지 못하는 저희 현실을 툭털어 모두 살려 올립니다.
나의 님이여 받아주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백성들과 더불어 함께 한마음이 되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