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dato si
낙동강공동체 - 김상화님 이야기
DOUGH
2010. 5. 4. 14:51
"산이 물을 건너지 않는 참뜻 깨달아야"
강 살리는 이야기 나누려 순례길
10m보·콘크리트 낙차공이 점령…땅 수용당한 소작농 눈물만
섣불리 강에 손을 댔다가 장래 대재앙 올까 걱정
강 살리는 이야기 나누려 순례길
10m보·콘크리트 낙차공이 점령…땅 수용당한 소작농 눈물만
섣불리 강에 손을 댔다가 장래 대재앙 올까 걱정
이명박 대통령은 토목·건설 전문가다. 1965년부터 1992년까지 현대건설에서 근무했다. (사)낙동강공동체 김상화(58) 대표는 국내 환경운동의 개척자. 1973년부터 낙동강을 답사한 횟수만 1370번에 달한다.
그의 음악은 낙동강에 보내는 사랑의 연가. "콩아 콩아 콩점아"로 시작하는 '점치는 아이'와 '을숙도'를 직접 작곡했다.
동장군이 매서웠던 지난 7일. 전북 무주군에서 열린 제12차 '4대 강 사랑방'을 마치고 부산에 돌아온 김 대표를 만났다. "4대 강 생태계의 비명과 유역 주민들의 고통이 바람을 타고 대통령과 개발론자들의 귀에도 닿길 바랍니다." 지난달 4일부터 금강·낙동강·영산강·한강 순례에 나선 이유다.
그의 손에는 36년간의 낙동강 탐사보고서인 '강은 흘러야 한다(미들하우스)'가 들려 있었다. 부제인 '진짜 4대 강 살리는 이야기'가 책의 내용을 짐작게 한다.
"창녕과 함안의 소작농들은 농토를 수용당했다며 울음을 터트려요. 논은 강에서 파낸 모래의 야적장이 됐더군요.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외치는데 농촌 경제는 붕괴되고 있으니…. 금강 유역에서는 멀쩡한 강 죽이지 말라는 서명운동이 한창입니다. 구미 해평습지에선 포클레인 굉음에 철새들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어요."
김 대표가 사랑방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란 다섯 글자에 녹아있다. '산은 물을 건너지 않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
왜 산은 물을 건너지 않는 걸까.
그는 함안보를 예로 든다. "10m가 넘는 보를 세워서 평균 2~3m인 낙동강 수심을 6~8m로 높이면 어떻게 될까요. 국지성 호우에도 주변 농경지가 침수될 겁니다. 농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해요."
정부가 홍수 방지책이라고 내놓은 낙차공 설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낙차공이란 준설로 본류의 바닥이 지류보다 낮아질 때 발생하는 침식을 완화하고, 홍수가 발생할 경우 지류의 물을 일시적으로 가두는 인공 시설물이다. 총 4억4000만 t의 모래가 준설되는 낙동강에는 95개의 낙차공이 설치될 예정. 보가 물을 건너다 보니 막대한 콘크리트 시설물까지 부수적으로 필요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낙차공으로 물고기가 이동하지 못할까 봐 쉼터나 피난처를 만든다고 해요. 사실상 생태계 혼란을 인정한 셈이지요."
김 대표의 걱정은 수변 생태계로 옮아간다. 수심 상승으로 하천의 통수단면(물이 흐르는 면적)이 확대되면 철새의 쉼터가 사라지고 먹이사슬이 파괴된다고 한다. "4대 강 사업이 유례없는 환경 변화를 강요하고 있는 반면 자연의 동태성을 100%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없어요. 섣불리 강에 손댔다가 재앙이 오면 누가 책임집니까."
김 대표의 사랑방은 '물의 날'인 3월 20일까지 100회를 목표로 이어질 예정이다.
1973년 부산 금정구 서동에서 야학에 투신한 그는 '낙동강문화연구소'를 만들며 환경운동에 매진했다. 페놀사태가 터진 1991년 낙동강 유역의 인적 네트워크인 '낙동강공동체'를 결성했다. 현재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와 운하백지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낙동강 생명찾기 백서 1·2·3' '거꾸로 흐르는 강' '엇갈리는 대화'가 있으며 1999년 유엔환경계획(UNEF) 글로벌 500 한국인회가 주는 '제4회 풀뿌리 환경상'을 받았다.
그의 음악은 낙동강에 보내는 사랑의 연가. "콩아 콩아 콩점아"로 시작하는 '점치는 아이'와 '을숙도'를 직접 작곡했다.
동장군이 매서웠던 지난 7일. 전북 무주군에서 열린 제12차 '4대 강 사랑방'을 마치고 부산에 돌아온 김 대표를 만났다. "4대 강 생태계의 비명과 유역 주민들의 고통이 바람을 타고 대통령과 개발론자들의 귀에도 닿길 바랍니다." 지난달 4일부터 금강·낙동강·영산강·한강 순례에 나선 이유다.
그의 손에는 36년간의 낙동강 탐사보고서인 '강은 흘러야 한다(미들하우스)'가 들려 있었다. 부제인 '진짜 4대 강 살리는 이야기'가 책의 내용을 짐작게 한다.
"창녕과 함안의 소작농들은 농토를 수용당했다며 울음을 터트려요. 논은 강에서 파낸 모래의 야적장이 됐더군요.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외치는데 농촌 경제는 붕괴되고 있으니…. 금강 유역에서는 멀쩡한 강 죽이지 말라는 서명운동이 한창입니다. 구미 해평습지에선 포클레인 굉음에 철새들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어요."
김 대표가 사랑방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란 다섯 글자에 녹아있다. '산은 물을 건너지 않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
왜 산은 물을 건너지 않는 걸까.
그는 함안보를 예로 든다. "10m가 넘는 보를 세워서 평균 2~3m인 낙동강 수심을 6~8m로 높이면 어떻게 될까요. 국지성 호우에도 주변 농경지가 침수될 겁니다. 농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해요."
정부가 홍수 방지책이라고 내놓은 낙차공 설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낙차공이란 준설로 본류의 바닥이 지류보다 낮아질 때 발생하는 침식을 완화하고, 홍수가 발생할 경우 지류의 물을 일시적으로 가두는 인공 시설물이다. 총 4억4000만 t의 모래가 준설되는 낙동강에는 95개의 낙차공이 설치될 예정. 보가 물을 건너다 보니 막대한 콘크리트 시설물까지 부수적으로 필요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낙차공으로 물고기가 이동하지 못할까 봐 쉼터나 피난처를 만든다고 해요. 사실상 생태계 혼란을 인정한 셈이지요."
김 대표의 걱정은 수변 생태계로 옮아간다. 수심 상승으로 하천의 통수단면(물이 흐르는 면적)이 확대되면 철새의 쉼터가 사라지고 먹이사슬이 파괴된다고 한다. "4대 강 사업이 유례없는 환경 변화를 강요하고 있는 반면 자연의 동태성을 100%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없어요. 섣불리 강에 손댔다가 재앙이 오면 누가 책임집니까."
김 대표의 사랑방은 '물의 날'인 3월 20일까지 100회를 목표로 이어질 예정이다.
1973년 부산 금정구 서동에서 야학에 투신한 그는 '낙동강문화연구소'를 만들며 환경운동에 매진했다. 페놀사태가 터진 1991년 낙동강 유역의 인적 네트워크인 '낙동강공동체'를 결성했다. 현재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와 운하백지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낙동강 생명찾기 백서 1·2·3' '거꾸로 흐르는 강' '엇갈리는 대화'가 있으며 1999년 유엔환경계획(UNEF) 글로벌 500 한국인회가 주는 '제4회 풀뿌리 환경상'을 받았다.
이노성 기자
국제신문 2010년 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