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월요 시국기도회] ?회향 그리고 천고의 인사
회향 그리고 천고의 인사
사랑하는 교우님들,
정다운 수녀님들과 수사님들,
그리고 고마우신 선후배 신부님들께 올립니다.
안녕하셨습니까?
다름이 아니라
금번 단식기도회로
작년 11월 첫 월요일에 시작했던
여의도 월요시국미사를 마무리 짓기로 한 사제단의 결정을 알려드리며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그 동안 함께 해주신
교우님들, 수도자 여러분과 신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용산 남일당 미사에 이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미사는
폭력과 파괴로 얼룩진 이 불법무도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초롱초롱 빛나는 희망의 촛불이 되었습니다.
실로 많은 분들이 비바람 몰아치는 날에도 달려와 주셨고
차갑고 시린 바닥에 앉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주셨습니다.
작년 11월 내내 매일미사를 드렸고,
그로부터 올해까지 오십 회에 걸쳐 월요시국기도회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여러분의 사랑과 봉헌의 정신 덕분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일 년뿐이 아니었습니다.
2006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확장 반대
2007년 삼성의 불법 로비와 비자금 증언 >>> 2면으로 이어집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관련 서울광장 미사와 오체투지순례
2009년 용산참사 남일당 미사와 전국 순회시국기도회
2010년 4대강사업 중단 촉구 그리고
2011년 월요시국기도회까지 우리는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지난 6년의 대장정 역시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이 되어 이룩하신 자랑스러운 역사였습니다.
사제단은 요즘 천고와 회향의 정신으로 지난 시간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비록 절집의 말이긴 합니다만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를 하늘에 알리는 천고(天告)와
다 마친 다음 거둔 결실을 세상과 나누려는 회향(回向)은
하느님 안에서 시작하고 하느님 안에서 마치는 복음의 정신에
더 없이 아름답게 부합합니다.
오늘까지 우리의 눈물겨웠던 시간이야말로
세상의 모든 이웃과 피조물들이 편안하고 즐거우며 병고가 없도록
기도하고 희생하는 천고와 회향의 반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11월 21일(월) 금년 마지막 월요시국미사를 봉헌하면서
회향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뜻밖의 소식에 당황하시지나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만
우리의 순례는 내년 봄에 새롭게 시작될 것입니다.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천고의 소식이 들릴 때까지
여러분께서도 그 동안 길에서 지쳤던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다음 월요시국기도회는
감사와 나눔, 찬미와 회향의 잔치가 될 것입니다.
미사 후에는
달랑 떡 한 덩어리가 아니라 술과 함께 푸짐한 잔칫상도 마련할 터이니
부디 함께 하시어 흥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악과 맞설 신명과 기력을 서로 나누도록 합시다.
안녕히 계십시오.
고맙습니다.
2011년 11월 15일
고마운 마음에 감사의 정을 더해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