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영춘신부 2010연중 20주간 아침묵상
* 성 비오 10세(재위 1903년-1914년)
1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까지 교황직을 수행하시면서 근대와 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전례 및 신심생활의 개혁을 주도하셨으며, 교황님께서 제시하신 변화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전례개혁에 반영되었다.
특히 성체신심에 대해 지나치게 강조한 결과 1년에 겨우 서너 차례만 영성체를 할 수 있었던 당시 분위기에서 영성체를 자주 할 것을 권고하셨고, 미사 중에 신자들은 다른 기도를 하는 경향을 바꾸어 미사로써 기도하도록 미사를 강조하셨다.
* 복음 묵상
마태 23,2-3 :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한국천주교 200주년 때 방한하셨는데, 한국천주교회를 보시고 걱정하셨던 것은 중산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교회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칫 교회 안에서 가난한 이들이 소외되는 끼리끼리의 교회가 될 수 있으니 경계하라는 권고의 말씀이었습니다. 끼리끼리의 교회, 파벌적인 교회는 이유가 많아집니다. 내가 열심하지 못하고 기도하지 않는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200년 전 한국의 순교자들은 사제가 어느 공소에 머물며 성사를 주고 미사를 집전한다는 소문이 들리면 며칠이 걸려도 오로지 성사를 보고 미사에 참례하겠다는 일념으로 강도와 납치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길을 떠났습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도저히 주일 미사를 빠질 수가 없습니다. 주일에 참석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는 토요 특전미사가 있고, 심지어 주말과 주일에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을 위해 우리 본당에서는 주일 저녁 10시 미사까지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일 미사를 너무도 쉽게 빠지고 그 이유도 다양합니다(물론 현대 사회가 복잡하여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고, 그런 경우까지 모조리 매도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잘못한다고 하여 같이 엉망이 되고 자기 구원마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어쩌면 사제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제대로 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자기가 신앙을 포기하거나 냉담의 이유로 내세우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제가 열심할 때 본당 공동체도 열심해 질 수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지만 혹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그 이유를 내세워 자기 신앙을 포기하거나 하느님을 멀리하지않도록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포기할 것은 하느님이나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신앙인들이 머물러야 하는 존재입니다. 올바른 신앙인이라면 사제가 열심하지 않다고 냉담하고 시련이 닥치고 어렵다고 해서 냉담하지 않을 것입니다. 참된 신앙인에게는 그런 시련의 때가 더욱 하느님께 의지하면서 기도할 때이고 더 큰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는 은혜의 순간으로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참다운 신앙인들이 모인 공동체라면 사제가 열심해서 공동체가 열심해 질 수도 있지만 신자들이 열심해서 사제가 거룩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믿음과 구원을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하느님의 말씀과 성체성사를 통해 얻은 믿음의 은총을 가지고 우리가 머무는 모든 곳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집에만 머무르실 것이라고 주님을 성당 건물에 남겨 두고 나가셔서 종일 잊고 지내시지 말고 교우 여러분이 가시는 곳, 계시는 곳 어디나 함께 하시는 주님을 생각하시면서 우리가 머무는 자리가 꽃자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아멘.
꽃자리
구상 요한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출처;이영춘신부/목5동 주임신부 연중 20주간 토요일 아침 묵상
http://www.mok5.com/?mid=bdMok5&rnd=103528&document_srl=102387